예를 들자면 사업하는 사람들이 사업의 승패에 집착하거나, 고민이 많은 사람이 자신의 고민을 해결하는데 마음이 더 가거나, 혹은 세상살이의 움직임이나 살아가는데 신경을 곤두세우기 때문이다.
그런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? 할 것이다. 맞다. 당연하다고 본다.
그러나 일이 안 풀릴 때, 마음이 급해지거나 초조하다면 집중한다고 그 일이 실제로 잘 되는 것도 아니고, 오히려 그럴수록 더 평정을 잃으며 번뇌만 양산한다. 그리고 생활 우선순위가 눈앞의 일이 되기 때문에 공부에 마음이 덜 가기 마련이다. 그래서 공부하고는 멀어지는 것이며 더욱 눈앞의 허망한 정신 체에 속아서 삭막해지고 마는 것이다.
수련자는 보배가 창고에 가득하고 지혜의 문이 활짝 열려 다함이 없는 걸림 없고 두려움 없으며 모든 것이 구족한 그 소식을 향해 간다.
홀연히 그 배에 이미 몸을 실은 자신을 본다.
반야 용선을 탄 지혜로운 뱃사공은 세상일과 가정을 자상하게 돌보지만 뜬구름 같고 밑 빠진 빈 통과 같아 그 안에 속하지도 않는다. 또한, 미래의 그 어떤 보상에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.
세상 속에 있지만 미워하고 싫어하지도 않는다.
도를 닦지만, 그 어떤 단정을 하거나 구하지 않는다.
오른쪽을 봐도 왼쪽을 봐도 모두 수련하는 도장일 뿐, 그 마음이 없다. 그러기에 버릴 필요도 없다 한다. 이런 마음이면 반드시 공부의 힘이 붙는다.
무릇 마음공부를 하는 자는 취하고 버리지 않아야 하니, 결코 세상도 버리지 않지만, 해탈도 고요함도 구하지 않는다.
(스크랩)
